
뉴욕 증시는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물가 지표(CPI) 발표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정책 규제와 연준(Fed) 압박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짓눌리며 하락 마감했습니다. '물가 안정'이라는 호재보다 '정책 쇼크'에 따른 금융 시스템 불안이 시장의 지배적인 내러티브로 자리 잡은 하루였습니다.
1. 정치와 경제의 정면충돌: "파월은 무능하거나 부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독립성을 정조준하면서 금융 시장의 심장부인 중앙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 포드 공장에서의 독설: 디트로이트 포드 공장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의장을 향해 "무능하거나 부패했다(Incompetent or Corrupt)"는 전례 없는 수위의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연준 청사 리노베이션 예산 초과 문제를 사법 리스크로 연결하며 파월 의장의 사퇴를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 시장 우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은 이제 인플레이션 데이터보다 '연준의 독립성 훼손'이 시장의 더 큰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통화 정책이 정치적 논리에 휘둘릴 경우, 장기적인 물가 통제와 달러 신뢰도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되었습니다.
2. 금융 섹터 비상: '신용카드 10% 상한제'와 월가의 반격
트럼프 행정부의 '서민 금융 안정' 대책이 오히려 금융주와 소비 경기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은행권의 집단 반발: JP모건체이스(-4.19%)와 비자(-4.46%) 등 대형 금융사들은 10% 이자율 상한제가 도입될 경우, 리스크 관리를 위해 저신용층에 대한 카드 발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메가톤급 악재입니다.
- 실적의 명암: JP모건은 매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과 주당순이익(EPS) 미달로 주가가 급락하며 금융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습니다.
3. 반도체의 고군분투: 인텔과 AMD의 역주행
금융주가 무너지는 와중에도 반도체 섹터는 업황 회복에 대한 낙관론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0.95%)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 키뱅크(KeyBanc)의 투자의견 상향: 키뱅크는 인텔(+7.33%)과 AMD(+6.39%)에 대해 AI 서버 수요 확대와 PC 시장의 교체 주기 도래를 근거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특히 인텔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조업 부활' 정책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강한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 엔비디아(+0.47%)의 수성: 젠슨 황 CEO의 '베라 루빈' 칩 생산 돌입 소식이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며 기술주 급락을 방어했습니다.
4. 매크로 및 지정학적 변수: 60달러를 넘어선 유가
- 무난한 CPI, 그러나 낮은 경계심: 12월 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하며 안정세를 보였으나, 연준 목표치(2%)와의 격차가 여전해 1월 금리 동결(확률 97.2%)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입니다.
- 이란 리스크와 유가 폭등: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측과의 만남을 전격 취소했다는 소식에 중동 긴장감이 고조되며 WTI 유가는 61.15달러(+2.77%)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향후 물가에 다시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위험 요소입니다.
- 보잉의 부활(+1.98%):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에어버스를 제치고 세계 1위 인도량을 회복했다는 소식에 산업재 섹터의 강세를 주도했습니다.
현재 시장은 '지표'보다 '입'에 반응하는 정치적 장세에 진입했습니다.
- 금융주 '보수적 접근' 유지: 신용카드 이자 상한제 논란이 법제화 과정에서 구체화될 때까지 금융 섹터의 변동성은 계속될 것입니다. 배당 매력보다 규제 리스크가 더 큰 시점입니다.
- 정책 수혜주로의 피신: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예상되는 반도체(인텔) 및 인프라/항공(보잉) 섹터는 지수 하락기에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에너지 비중 확대 고려: 이란과의 외교적 단절은 유가의 하단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에너지 ETF나 대형 정유주 보유가 유효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