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1753141218783.png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디자인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던 '피그마(Figma)'. 이 클라우드 기반 협업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이 이제는 독립적인 상장 기업으로서 새로운 역사를 쓰려 합니다. 한때 200억 달러 규모의 인수라는 거대한 꿈을 꾸었지만 좌절을 겪었던 피그마가, 이제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그보다 더 큰 가치를 증명하며 글로벌 기술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혁신으로 쓴 성장 스토리: 클라우드 협업의 개척자

 

피그마는 단순한 디자인 도구를 넘어,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실시간으로 웹 브라우저에서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혁신적인 협업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언제 어디서든 팀원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디자인을 수정하며,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이 독보적인 기능은 기존 디자인 워크플로우의 비효율을 해소하며 순식간에 업계 표준으로 자리매겼습니다.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강력한 기능으로, 피그마는 어도비(Adobe)와 같은 거대 기업이 장악했던 시장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습니다.

 

 

좌절된 '빅딜', 더 큰 비상으로: IPO를 통한 독립적 가치 증명

 

피그마의 성장 스토리는 2022년 어도비가 200억 달러라는 파격적인 금액에 피그마를 인수하려 했던 시도로 정점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독점 우려를 제기한 규제 당국의 반대로 이 '세기의 인수'는 안타깝게도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 좌절은 오히려 피그마에게 독립적인 성장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2024년 주식 공개 매수(tender offer) 당시 투자자들이 피그마의 가치를 125억 달러로 평가했음을 감안할 때, 이번 IPO를 통해 제시된 주당 25~28달러 범위에서의 146억~164억 달러라는 완전 희석 가치 평가는 시장이 피그마의 자체적인 성장 잠재력에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피그마는 이번 IPO에서 약 3,700만 주를 매각하며, 이로써 회사와 기존 주주들은 최대 10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하게 됩니다. 공동 창업자 겸 CEO인 딜런 필드(Dylan Field) 역시 약 235만 주의 주식을 매각할 예정입니다.

 

침체기 뚫고 반등하는 기술 IPO 시장의 신호탄

 

2021년 말 이후,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미국 증시에서 기술 기업들의 기업공개가 크게 둔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달 사이 시장에는 희망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코어위브(CoreWeave)가 성공적으로 상장했고, 6월에는 서클(Circle)과 차임(Chime)의 주식이 거래를 시작하며 기술주 IPO 시장의 회복세를 알렸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피그마의 상장은 침체기를 뚫고 다시 도약하는 기술 IPO 시장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숫자로 보는 피그마의 견고함: 성장세와 미래 기술에 대한 시선

 

피그마의 재무 성과 또한 눈부십니다. 지난 7월 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FIG'라는 심볼로 상장 계획을 발표하며 함께 공개된 2분기 잠정 실적은 피그마의 견고한 성장세를 숫자로 증명합니다. 피그마는 이 기간 동안 2억 4,700만 달러에서 2억 5,000만 달러 사이의 매출을 기록하고, 900만 달러에서 1,200만 달러의 영업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최소 39%에서 최대 41% 성장한 수치이며, 영업 이익률 또한 3%에서 4~5%로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피그마가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것을 넘어, 수익성까지 함께 확보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피그마는 미래 기술에 대한 열린 시각을 보여줍니다. 이번 IPO 설명서에서 토큰 형태의 '블록체인 보통주' 발행을 승인했다고 밝힌 점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비록 당장 발행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지난 7월 스테이블코인 및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다고 공개한 사실과 맞물려, 피그마가 단순한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을 넘어 블록체인 및 웹3.0 기술의 잠재력에도 관심을 두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 인물들: 이사회 합류와 미래 비전

 

피그마의 IPO 여정에는 새로운 리더십도 합류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공동 창업자이자 현재 인공지능 모델 개발사 앤트로픽(Anthropic)의 최고 제품 책임자인 마이크 크리거(Mike Krieger)가 이사회에 합류하며 피그마의 전략적 방향성에 힘을 더했습니다. 또한, 언어 학습 앱 듀오링고(Duolingo)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루이스 폰 안(Luis von Ahn)도 이사회에 합류할 예정이어서, 피그마의 혁신과 성장을 이끌 강력한 리더십 팀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디자인 협업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피그마가, 이제 IPO를 통해 글로벌 기술 시장에서 그 가치를 공고히 하고 미래를 향한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관련기사:https://www.cnbc.com/2025/07/21/figma-ipo-software-valu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