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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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쟁시장청(CMA)이 애플과 구글의 모바일 생태계에 대한 전방위적 규제를 추진하며, 이들 기업을 '전략적 시장 지위(Strategic Market Status, SMS)' 보유 기업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 조치는 두 거대 기술 기업의 앱 스토어, 운영 체제, 브라우저 등에서 불공정 경쟁을 해소하고 소비자 및 개발자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영국의 강력한 의지를 나타냅니다.

 

 

영국 CMA의 새로운 접근: '전략적 시장 지위'란 무엇인가?

 

CMA는 지난 1월부터 진행된 심층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3일(수) 애플과 구글에 '전략적 시장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 지위는 특정 디지털 서비스 시장에서 **'상당하고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대기업에 부여됩니다. SMS로 지정된 기업은 CMA의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 되며, 경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특정 사업 관행을 변경하거나 중단하도록 강제될 수 있습니다.

이는 영국 내 모바일 기기 시장의 90% 이상이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에 의해 양분되어 있다는 사실에 기반합니다. CMA는 이러한 독점적 구조가 혁신을 저해하고 소비자와 개발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CMA가 지적하는 문제점들: 앱 생태계와 결제 방식의 불공정성

 

영국 규제 당국은 애플과 구글의 모바일 앱 생태계 전반에서 여러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 불투명한 앱 심사 및 검색: 앱 심사 과정이 일관성 없고 예측 불가능하며, 앱 스토어 내 검색 순위가 자사 앱에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불만이 제기됐습니다.

  • 높은 수수료와 '반조향' 정책: 인앱 구매 시 최대 30%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는 물론, 개발자들이 앱 외부에서 더 저렴한 결제 방법을 사용자에게 알리는 것을 제한하는 '반조향(anti-steering)'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 데이터 접근 및 독점적 지위 남용: 앱 심사 과정에서 기술 기업이 경쟁사의 민감한 영업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개발자들의 우려도 있었습니다. 또한, 자체 운영 체제나 앱 스토어를 이용해 자사 앱과 서비스에 이점을 주는 행태도 지적됐습니다.

CMA가 요구하는 핵심 변화

CMA는 즉각적인 개선 사항과 장기적인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 앱 심사의 공정성 및 투명성: 애플은 앱 심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하고, 지연이나 거부 사유를 명확히 설명하며, 개발자들이 이의를 제기할 창구를 마련해야 합니다. 앱 스토어 내 앱 순위 결정 방식 공개도 요구됩니다. 구글에게도 유사한 조치가 적용될 예정입니다.

  • 결제 우회 허용: 개발자들이 인앱 구매 수수료를 피하고 앱 외부에서 직접 사용자에게 결제 방법을 안내할 수 있도록 쉬운 방법을 제공해야 합니다.

  • 데이터 이동성 개선: 사용자들이 iOS와 안드로이드 간에 데이터를 더 쉽게 옮길 수 있도록 하여, 플랫폼 전환을 용이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 장기적 검토 (2026년 이후): 애플이 iOS에 대체 앱 스토어를 허용하고, 개발자 웹사이트에서 직접 앱을 다운로드하는 '사이드로딩(sideloading)'을 허용하도록 강제할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입니다.

 

글로벌 규제 압박 속 애플과 구글의 대응

 

CMA의 이번 제안에 대해 애플과 구글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 애플의 반박: 영국 규제 당국의 제안이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을 훼손하고, 혁신 역량을 저해하며, 우리의 기술을 해외 경쟁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애플은 규제 당국과 협력하여 이러한 위험성을 충분히 이해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 구글의 반박: 구글의 경쟁 부문 선임 이사인 올리버 베델(Oliver Bethell)은 안드로이드와 크롬 브라우저가 오픈소스 기반임을 강조하며, "이러한 서비스들은 훌륭한 선택권, 보안 및 혁신을 제공한다. 따라서 오늘 발표는 실망스럽고 부당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안드로이드가 영국 경제와 개발자들에게 기여한 점을 부각하며, "모든 새로운 규제는 증거 기반이어야 하고 비례적이어야 하며, 영국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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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는 빅테크 규제

애플과 구글은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도 강력한 규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 EU 디지털 시장법(DMA) 위반: 지난 4월, EU 규제 당국은 디지털 시장법(DMA) 위반으로 애플에 5억 유로(약 5억 8,700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애플은 개발자들이 사용자에게 저렴한 대안을 알리고 인앱 결제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여러 변화를 수용했지만, 일부 변경 사항은 아직 EU 규제 당국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이 과징금에 대해 항소할 계획입니다.

  • 구글의 DMA 불이행 혐의: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또한 지난 3월 EU로부터 DMA를 준수하지 못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구글이 자체 검색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우대하고 있으며, 앱 스토어가 개발자들이 더 나은 제안을 위해 소비자를 다른 채널로 유도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구글은 2018년 반독점 소송으로 부과된 41억 유로의 과징금에 대해서도 항소 중입니다.

 

 

영국 CMA의 이번 '전략적 시장 지위' 지정 제안은 모바일 플랫폼 시장의 공정 경쟁을 위한 글로벌 규제 노력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는 앱 스토어 수수료, 앱 심사 절차, 데이터 이동성 등 핵심 영역에서 애플과 구글의 변화를 강제하여,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고 개발자에게 더 공정한 환경을 제공하려는 것입니다. 양사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유럽 전역에서 확산되는 빅테크 규제 흐름 속에서 이러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