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 '골드러시'가 시작되었습니다. 불과 3년 만에 ETF를 만드는 회사의 수, 즉 발행사(issuer)의 수가 두 배로 늘어나 현재 268개에 달합니다. 올해만 해도 50개가 넘는 새로운 회사가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ETF 시장은 그야말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회사가 앞다투어 ETF 시장에 진출하는 걸까요? 이 놀라운 현상의 배경에는 두 가지 핵심적인 이유가 숨겨져 있습니다.
1. 폭발하는 ETF 시장, '제작자'들이 몰려드는 두 가지 이유
첫 번째 이유: '틈새 전략'으로 승부하는 새로운 기회
기존 시장은 이미 뱅가드(Vanguard)나 아이셰어즈(iShares) 같은 거대 자산 운용사들이 S&P 500 지수 같은 광범위한 시장을 추종하는 '저비용 인덱스 ETF'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작은 회사들은 이들과 경쟁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선택한 길은 바로 '틈새(Niche) 시장' 공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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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 상품 ETF: 주가 하락을 방어하거나, 배당처럼 꾸준한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상품입니다. '커버드콜'이나 '파생상품 인컴' ETF가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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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형 ETF: 암호화폐, 특정 산업, 심지어 '단일 주식'에 투자하는 ETF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는 특정 테마에 대한 높은 관심이나, 고위험 투자를 원하는 소수 투자자들을 위한 맞춤형 상품입니다.
이러한 틈새 ETF들은 일반적인 인덱스 ETF보다 수수료가 높기 때문에, 발행사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기가 훨씬 쉽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 '화이트 라벨' 서비스로 진입 장벽이 사라졌다
과거에는 ETF를 하나 출시하려면 복잡한 법률 서류 작업, 전산 시스템 구축, 운용 및 마케팅 등 막대한 비용과 전문 인력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 모든 것을 대신해주는 업체들이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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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제작 대행사': 타이달 파이낸셜(Tidal Financial)이나 ETF 아키텍트(ETF Architect) 같은 '화이트 라벨(white-label)' 제공업체들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은 마치 'ETF 제작 대행사'처럼, 복잡한 백엔드(back-end) 업무를 모두 처리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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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 장벽 해소: 덕분에 자산 운용사들은 이제 "어떤 투자 전략으로 ETF를 만들지"라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ETF 시장에 쉽게 뛰어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ETF 시장의 미래: '성장'과 '복잡성'이라는 양날의 검
ETF 발행사의 급증은 투자자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성장'과 '복잡성'이라는 양날의 검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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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상품의 홍수: 너무 많은 틈새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상품의 정확한 구조와 위험성을 이해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버퍼 ETF'처럼 손실 한도가 정해져 있는 복잡한 상품들은 자칫 잘못 이해하면 예상치 못한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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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 버퍼(Peak Buffer)' 논쟁: "모든 틈새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혁신적인 상품이 나오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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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조언: 블룸버그의 한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을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곳"이라고 비유하며, "하지만 어떤 물고기가 위험한지 구분하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경고합니다.
'투자 혁명'과 '현명한 선택'의 시대
ETF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기회의 땅입니다. 하지만 발행사 수가 폭증하고 상품이 복잡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책임도 더욱 커졌습니다. 이제 성공적인 투자는 단순히 '어떤 상품에 돈을 넣을까'가 아니라, '내가 투자하는 상품의 구조와 위험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가'에 달려있습니다. ETF 시장의 새로운 시대는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함께, 더 깊은 고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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