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가 Plaid, Yodlee, Morningstar, Akoya 등 주요 핀테크 중개업체와의 협상에서 승리하며 고객 데이터 접근에 대한 수수료 징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이정표적인 합의는 오랫동안 '무료 접근'이 당연시되던 전통 은행과 핀테크 간의 관계를 뒤흔들었으며, 미국 오픈 뱅킹 생태계의 권력 구도와 경제적 모델을 전통 은행 측에 유리하게 재편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I. 협상 결과의 핵심 요약 및 금융 생태계 영향
JP모건은 자사 시스템에 연결된 제3자 앱 데이터 요청의 95% 이상을 처리하는 중개업체들로부터 데이터 접근의 대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 은행의 승리: 유료 접근의 공식화: JP모건은 시스템 유지 보수 및 보안 강화에 따른 증가된 비용을 핀테크 업계와 분담하게 되었으며, "자유 시장이 작동했다"고 선언하며 성공을 자축했습니다.
- 핀테크의 전략적 양보: 핀테크 중개업체들은 JP모건이 초기에 제안한 가격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합의했지만, 불확실한 규제 환경 속에서 데이터 공유 요율을 확정(Lock-in)하는 안정성을 확보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는 현재 CFPB의 오픈 뱅킹 규칙 재검토 방향이 핀테크에 불리하게 돌아갈 경우를 대비한 보험적 성격이 강합니다.
II. 권력 이동의 배경: 규제 불확실성의 활용
이번 합의는 핀테크와 전통 은행 간의 장기적인 논쟁에서 규제 환경의 공백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보여줍니다.
- CFPB 규칙의 무력화 시도: 2024년 말 바이든 행정부에서 확정된 CFPB의 '오픈 뱅킹 규칙'은 은행들에게 고객 데이터의 무료 공유를 의무화하며 핀테크에 유리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으로 연방법원이 이 규칙의 무효화를 검토하면서 은행 측에 기회가 생겼습니다.
- JP모건의 주도적 역할: JP모건은 이 규제 불확실성을 활용하여 데이터 접근에 수억 달러 규모의 비용 부과를 통보함으로써 협상 테이블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왔습니다. 핀테크 및 VC 업계는 이를 "반경쟁적이고 지대 추구적 행위"라고 비판했으나, 대형 은행의 시장 지위에 막혀 협상에 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III. 시장의 파급 효과 및 장기적 구조 변화 전망
JP모건의 이번 합의는 단순히 한 은행의 수익 개선을 넘어, 미국 금융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합니다.
- 'JP모건 선례'와 타 은행의 추격: 밴더빌트 정책 액셀러레이터의 분석가는 JP모건이 금융 업계의 트렌드 세터(Trendsetter) 역할을 하므로, 다른 주요 은행들도 곧 핀테크 기업에 데이터 접근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침을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핀테크 혁신에 대한 장벽 증가: 수수료 부과는 시장 진입을 원하는 신생 스타트업에게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켜 혁신 속도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 비용은 핀테크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금융 서비스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 오픈 뱅킹의 미래 논쟁 심화: 금융 기술 협회(FTA) CEO는 이 합의가 "빅뱅크들이 규제 불확실성을 이용해 시장 지위를 활용한 것"이며, 소비자의 데이터 통제와 경쟁 촉진이라는 오픈 뱅킹의 본래 취지를 훼손한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향후 이 문제는 규제 당국과 법정에서 장기간의 논쟁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JP모건의 이번 승리는 핀테크와의 관계에서 전통 은행이 시스템 보안 유지와 비용 보전이라는 명분을 확보하고 수익성과 통제력을 되찾아 왔음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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