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 전기차 제조사에서 기술 솔루션 기업으로의 진화
리비안(Rivian)이 팔로 알토에서 개최한 '자율 주행 및 AI 데이(Autonomy & AI Day)'는 회사의 정체성이 단순한 전기차 제조사를 넘어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및 AI 기술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알린 행사였습니다. 리비안은 차량 판매 마진에 의존하는 취약한 사업 구조를 극복하고 구독 서비스와 기술 라이선싱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함으로써 장기적인 생존과 성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II. 단기 수익 창출 전략: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유료화 확대
리비안은 자사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Driver-Assistance Software)의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하고 이를 유료 구독 모델로 전환하여 단기적인 현금 흐름을 개선할 계획입니다.
- Hands-Free 기능의 대규모 확장: 현재 약 135,000마일의 고속도로에서만 가능했던 핸즈프리 운전 보조 기능의 사용 범위를 2026년 초까지 350만 마일로 늘릴 것입니다. 특히 이번 확장에는 일반 표면 도로(Surface Streets)가 포함되어 실사용 편의성이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 수익 모델: 이 확장된 기능은 $2,500의 일회성 구매 또는 월 $49.99의 구독료 형태로 소비자에게 제공됩니다. 이는 리비안의 차량 한 대당 매출(ARPU)을 높이는 중요한 전략적 조치입니다.
- 미래 기능: 궁극적으로 운전자가 핸즈프리 상태로 경로 전체를 자동 운전할 수 있는 시점 간(Point-to-Point) 주행 기능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III. 장기 성장 동력: 자체 칩 개발과 기술 라이선싱
리비안의 장기적인 생존 계획은 자율 주행의 핵심이 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고, 이를 외부 파트너들에게 판매하거나 공유하는 데 있습니다.
1. 자율 주행의 두뇌, 커스텀 5nm 프로세서
- 하드웨어 수직 계열화: 리비안은 Arm 및 TSMC와 협력하여 자체 설계한 커스텀 5nm 프로세서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칩은 리비안의 차세대 '자율 주행 컴퓨터(autonomy computer)'의 핵심을 담당합니다.
- 차세대 차량에 탑재: 이 업그레이드된 자율 주행 시스템은 2026년 말 출시될 R2 SUV를 통해 처음 선보여질 예정이며, 궁극적으로 운전자의 손과 시선이 모두 자유로운(Hands-off, Eyes-off) 자율 주행 시대를 목표로 합니다.
2. 기술 라이선싱과 스핀오프를 통한 수익원 다각화
- 외부 파트너십 활용: 리비안은 이미 폭스바겐 그룹과 전기차 플랫폼 기술 공유에 대한 합작 투자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애널리스트 댄 레비(Dan Levy)는 리비안이 이 자율 주행 플랫폼 전체나 자체 개발 칩과 같은 핵심 구성 요소를 다른 기업에 라이선스하여 추가 수익을 올릴 잠재력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 계열사 간 시너지: 리비안은 올해 산업용 AI 및 로보틱스 회사인 Mind Robotics를 스핀오프했습니다. RJ 스카린지 CEO는 자체 칩을 Mind Robotics에 판매할지 묻는 질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내부 및 외부 기술 판매를 통한 수익 다각화 의지를 명확히 했습니다.
리비안의 이번 발표는 전기차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차량 판매의 한계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돌파하려는 명확한 전략적 전환을 보여줍니다. 고도화된 ADAS 기술을 유료화하고, 핵심 하드웨어(커스텀 칩)를 자체 개발하여 외부 라이선싱 기회까지 모색하는 이 전략은 리비안을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미래 모빌리티 기술 솔루션 제공업체로 포지셔닝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https://techcrunch.com/2025/12/14/rivians-survival-plan-involves-more-than-cars/?utm_source=dlvr.it&utm_medium=twit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