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글로벌 시장은 인공지능(AI) 기반의 폭발적 성장과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개별 기업의 호재와 악재를 넘어, 우리가 신뢰해 온 국가 통계 지표의 왜곡이 시장 전체의 ‘나침반’을 흔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1. AI 메모리 독주와 빅테크의 새로운 생존 전략
가장 먼저 주목할 곳은 반도체 시장입니다. 마이크론(MU)은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에 힘입어 다음 분기 이익 전망치를 시장 예상($4.78)의 두 배에 달하는 8.42달러로 제시하며 압도적인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이는 AI 열풍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님을 숫자로 보여준 결과입니다.
한편, 플랫폼 기업들은 규제와 인재 확보라는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애플(AAPL)은 일본의 법적 규제에 따라 아이폰 생태계를 외부 앱스토어에 개방하며 수수료를 5%까지 낮추는 승부수를 던졌고, 메타(META)의 AI 거물 얀 르쿤은 초지능 AI 개발을 위해 수조 원대 가치의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 중입니다.
2. 경영권 분쟁과 정책적 리스크의 결합
지금 기업들은 내부적으로는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을, 외부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정책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 행동주의의 습격: 룰루레몬(LULU)은 엘리엇 매니지먼트로부터 10억 달러 이상의 지분 공격을 받으며 CEO 교체 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 비자 수수료 폭탄: 알파벳, 아마존, 월마트 등은 트럼프 정부의 H-1B 비자 수수료 인상($10만) 방침에 따른 비용 상승 및 공급망 타격에 대해 투자자들의 거센 해명 요구를 받고 있습니다.
- 관세의 그림자: 독일의 버켄스탁(BIRK)은 향후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보수적인 실적 전망을 내놓으며 시장의 우려를 샀습니다.
3. 주요 산업의 리더십 변화와 법적 리스크
에너지와 항공, 금융업계에서도 굵직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BP의 회귀: 100년 만의 첫 외부 출신 여성 CEO 멕 오닐을 영입하며,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줄이고 전통적인 화석 연료 수익성에 집중하는 전략적 회귀를 공식화했습니다.
- 항공업계의 악재: 아메리칸 항공(AAL)은 정부 과실이 인정된 헬기 충돌 사고로 인한 막대한 배상 책임에 직면했고, 델타 항공(DAL)은 프리미엄 전략을 성공시킨 핵심 리더의 은퇴로 경영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 금융권의 승리: JP모건, 씨티, UBS 등은 36억 달러 규모의 외환 조작 소송을 방어해내며 법적 리스크를 크게 덜어냈습니다.
데이터 의존적 통화 정책의 ‘치명적 오류’ 가능성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개별 기업의 실적이 아닌, 우리가 신뢰하는 경제 지표의 붕괴입니다.
현재 미국의 고용과 물가 데이터는 심각한 통계적 왜곡을 겪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응답률의 급락입니다. 고용 지표의 근간이 되는 가계 조사 응답률이 64.0%라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통계적 유의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었음을 의미하며, 정부는 이 빈자리를 다른 지역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추정치’로 메우고 있습니다.
이것이 왜 위험한가요? 연준(Fed)은 현재 ‘데이터’에 기반해 금리 정책을 결정한다고 공언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데이터 자체가 실제 물가와 고용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노이즈(Noise)가 가득하다면, 연준은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표 발표 시점마다 알고리즘 매매로 인해 시장의 단기 변동성은 커지겠지만, 이후 발표되는 수치가 대규모로 수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지표의 ‘숫자’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통계의 불확실성이 가져올 시장의 급격한 방향 전환에 대비하는 유연한 투자 전략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