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는 인공지능(AI) 칩의 강력한 대항마였던 AMD의 실망스러운 가이던스가 기술주 전반에 투매를 불러일으키며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1.51% 급락하며 기술주 중심의 강력한 조정 장세를 보인 반면, 다우 지수는 전통적인 우량주와 에너지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 흐름 속에 0.53% 상승하며 49,500선을 돌파했습니다.
1. AMD의 '17% 폭락': 숫자에 숨겨진 일회성의 함정
AMD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17.31% 폭락했습니다.
- 중국향 MI308의 명암: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매출의 질이었습니다. 4분기 매출 중 약 3억 9,000만 달러가 대중국 수출 규제가 일시적으로 완화된 틈을 타 발생한 '일회성' 매출이라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이번 분기에는 이 비중이 1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성장 둔화 우려가 확산되었습니다.
- 낮아진 가이던스: 리사 수 CEO가 AI 성장을 강조했으나, 1분기 매출 전망(98억 달러)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시장은 냉정하게 등을 돌렸습니다. 이는 엔비디아(-3.41%), 마이크론(-9.55%) 등 반도체 섹터 전반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2. 알파벳의 '공격적 베팅': 1,800억 달러의 자본지출 선언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은 AI를 향한 트럼프 시대의 새로운 투자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 역대급 투자 계획: 알파벳은 2026년 연간 자본지출(CAPEX) 전망치를 1,750억~1,850억 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시장 예상치(1,200억 달러)를 50% 이상 상회하는 수치로, 사실상 작년 투자 규모의 두 배에 달합니다.
- 수익화의 자신감: 4분기 매출(1,138억 달러)과 순이익(345억 달러) 모두 예상을 상회했으며, 특히 클라우드 부문이 48% 성장하며 AI 투자가 매출로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그러나 단기적인 비용 부담 우려에 시간외 거래에서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3. 민간 고용 쇼크와 '금리 동결'의 쐐기
미국의 고용 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되고 있습니다.
- ADP 민간 고용 부진: 1월 민간 고용은 2만 2천 명 증가에 그쳐 시장 전망치(4만 5천 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는 2021년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인건비 상승 부담으로 인해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극도로 꺼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3월 동결 확률 90%: 고용 둔화 지표는 연준이 금리를 서둘러 올릴 이유도, 제조업 지표 호조 때문에 서둘러 내릴 이유도 없게 만들었습니다. 시장은 3월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4. 전통 산업주와 헬스케어의 화려한 반등
기술주가 무너지는 동안 자금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전통 산업주로 몰렸습니다.
- 비만 치료제의 힘: 일라이 릴리(+10.33%)는 마운자로와 젭바운드의 폭발적인 매출 성장에 힘입어 급등했습니다. 암젠(+8.15%) 역시 호실적을 발표하며 헬스케어 섹터를 견인했습니다.
- 에너지주의 귀환: 중동 핵협상 불확실성과 드론 격추 사건의 여파로 유가가 3% 이상 급등하자 엑슨 모빌(+2.69%) 등 정유주들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5. 퀄컴의 경고: 스마트폰 시장의 차가운 현실
장 마감 후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한 퀄컴은 시간외 거래에서 약세를 보였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부품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제조 원가를 높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반도체 업계 내에서도 AI 칩과 일반 가전용 칩 사이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